소장품 이야기 2. 세 권의 성서, 세상을 바꾼 세 가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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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Bible)는 기독교의 경전으로,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로 구성됩니다.
15세기 중반 인쇄술이 등장하기 전까지 성서는 주로 필사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금속활자 인쇄술의 발전은 성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이후 성서는 출판 문화와 종교개혁, 자국어 번역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 갔습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소장한 세 가지 성서는 모두 기독교 성서라는 같은 경전을 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시대와 목적 속에서 제작되었습니다.
1. 구텐베르크 성서의 「여호수아서」
(Book of Joshua from the 42-line Gutenberg Bible, 1454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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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서는 서양 인쇄문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구텐베르크 42행 성서』의 일부입니다.
독일 마인츠(Mainz)의 인쇄업자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 1397-1468)는
금속활자를 이용하여 약 180부의 성서를 제작했습니다.
이 가운데 150부는 종이에, 30부는 양피지에 인쇄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약 49부만 남아 있습니다.
한 페이지가 두 단으로 구성되고 각 단마다 42줄씩 배열되어 있어 ‘42행 성서’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소장한 자료는 현재 전하는 49부 가운데 하나로, 「여호수아서(Book of Joshua)」 부분입니다.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는 필사본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인쇄 문화의 시작을 알린 책이었습니다.
당시 필사본에서 사용되던 서체를 본떠 활자를 제작하고,
머리글자(두문자)와 장식은 인쇄하지 않고 빈칸으로 남겨두어 구매자가 직접 채워 넣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같은 판본이라도 장식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2. 코베르거 성서 (Koberger Bible, 148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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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서는 루터 이전에 제작된 독일어 성서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판본 중 하나입니다.
이 성서를 제작한 안톤 코베르거(Anton Koberger, 1440–1513 추정)는
당시 유럽 최대 규모의 인쇄·출판업자였습니다.
그의 인쇄소에는 24대의 인쇄기와 100여 명의 직원이 있었으며,
유럽 각지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이 성서의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한 삽화입니다.
총 109점의 목판화가 수록되어 있으며, 성서의 내용을 글뿐 아니라
그림으로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코베르거 성서는 성직자 중심이었던 성서 읽기가 점차 일반 신자들에게까지 확대되던 시기에 등장했습니다.
비록 값비싼 책이었지만, 독일어 성서의 보급은 평신도들이 성직자의 도움 없이
성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혀 주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후 종교개혁이 확산되는 중요한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3. 루터 성서 (Luther Bible, 1523–15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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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서는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번역한
독일어 성서 가운데 구약 일부를 담은 책입니다.
1523년에 인쇄된 구약 제1부와 1524년에 인쇄된 구약 제2·3부로,
「창세기」부터 「시편」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루터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언어로 성서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먼저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한 뒤, 동료 학자들과 함께 구약 번역 작업을 이어 나갔습니다.
이후 약 12년에 걸쳐 독일어 완역 성서를 완성했습니다.
루터 성서는 종교개혁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독일어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러 지역의 방언으로 나뉘어 있던 독일어는
루터의 번역을 통해 공통된 언어 기준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루터 성서의 성공은 유럽 각국에서 자국어 성서 번역을 촉진하며,
문자와 독서 문화가 특정 계층을 넘어 더 넓은 사회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록으로 남겨진 세 번의 변화
세 가지 성서는 모두 기독교 성서라는 같은 경전을 담고 있지만,
인쇄술의 탄생, 삽화와 출판의 발전, 그리고 언어와 종교의 대중화라는 서로 다른 흐름을 보여줍니다.
구텐베르크 성서가 인쇄된 책의 시대를 열었다면, 코베르거 성서는 그 기술 위에 그림이라는 언어를 더했고,
루터 성서는 대중들과 그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문자는 단순히 기록을 남기는 도구가 아닙니다.
문자를 통해 지식을 전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며, 때로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었습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문자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문자 유산을 통해 인류가 기록을 남겨온 다양한 방식과
그 안에 담긴 문화적·역사적 의미를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자료제공: 자료관리부